요즘 우리나라 돼지고기 시장에서는 한돈을 위협할 정도로 이베리코가 유명해지고 위상이 높아진 것 같다. 이러한 시류에 편승해서 이베리코를 맛보고 싶은 마음에 일산에 '배꼽집'이라는 맛집을 방문하였다.
참고로 이베리코는 스페인 햄 하몽을 생산하기 위해 사육되는 스페인의 흑돼지 품종으로 스페인 이베리아 반도에서 생산된 돼지이다.
배꼽집 일산점의 위치는 일산 벨라시타 A동 지하1층 식당가에 위치하고 있고 고기집 치고는 다소 오픈된 공간의 형태로 되어있다. 입구 쪽에 수요미식회 관련 포스터가 있는데 수요미식회에는 갈비탕 편으로 방영되었고 마곡동에 있는 지점이 나왔다고 한다.
메뉴는 아래와 같이 한우, 이베리코 등의 여러 고기 메뉴와 갈비탕, 평양냉면 등의 식사 메뉴가 있었다. 우리는 일단 이베리코 생구이 3인분을 주문하였다.
고기를 주문하니 테이블에서 장치를 통해 바로 숯불이 피워지기 시작했고 여러가지 밑반찬과 주문한 이베리코 생구이가 나왔다.
밑반찬으로는 양파절임과 겉절이, 샐러드, 간장게장 등이 나왔다. 밑반찬 맛은 전체적으로 정갈하면서 맛있었고 간장게장은 밑반찬으로 나온 것 치고 퀄리티가 상당한 맛이었다.
이베리코 생구이는 선홍빛의 빛깔과 함께 지방층과 살코기의 비율이 적절히 배분되어 있어서 고기 퀄리티가 좋아 보였고 부위는 목살로 추정이 된다. 참고로 이베리코 등급은 베요타, 세보 데 캄포, 세보, 이렇게 3가지가 있는데 배꼽집의 이베리코는 두 번째 등급인 세보 데 캄포라고 한다.
숯불 세팅이 완료되었다. 고기 구이에서 참숯 직화의 불맛은 무시할 수 없는 정말 매력적인 맛인 것 같다.
고기가 다 구워졌다. (중간 과정의 사진은 찍지 못했다.)
이베리코 생구이의 맛은 약간 겉바속촉의 식감에 육즙이 풍부했고, 특히 육향과 풍미가 진하게 느껴져서 정말 맛있었다. 돼지고기 풍미로는 그동안 먹어본 돼지고기 중에 최고여서 다른 것은 전혀 곁들여 먹지 않고 소금에 찍어 먹거나 그냥 고기 자체만을 먹었다. 그리고 이렇게 맛있는 돼지고기를 먹으니 소주 한잔이 절로 생각났는데 운전 때문에 못먹는 것이 너무나 아쉬웠다.
생구이를 먹었으니 마무리로 양념을 먹어야했기에 돼지양념갈비인 참갈비 1인분을 추가 주문하였다. 참갈비 비주얼은 고기의 선홍색 빛깔이 보일정도로 양념이 가벼워 보여서 더욱 기대가 되었다. 참고로 참갈비는 이베리코가 아니라 한돈이 사용된다.
참갈비의 맛은 비주얼에 비해 양념 맛이 꽤 났던 것 같다. 그래도 꽤 훌륭한 퀄리티의 돼지갈비 맛이어서 고기의 마무리를 장식하기에 충분했다.
마지막 식사로 차돌된장 3인분을 주문하였다. 사실 배꼽집의 평양냉면 또한 봉피양과 유사한 훌륭한 맛인데 겨울에는 주문하기가 조금 꺼려진다. 지난번에 방문했을 때 겨울이라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았는지 육수에 살짝 얼음이 생긴 부분이 있었고 이것 때문인지 육수에서 수돗물 맛이나서 사장님께 말씀 드려서 메뉴를 교체한 적이 있다.
아무튼 차돌된장을 시키니 기존 밑반찬 외에 추가 반찬으로 배추김치, 깍두기, 나물이 나왔다.
그리고 이 집에서 차돌된장을 시키면 공기밥이 아닌 즉석 솥밥이 나온다. 아래 솥밥은 3인분의 양이 한 솥에 나온 것이고 각자 적당히 덜어서 먹으면 되고 밥을 다 퍼낸 뒤에 누룽지용 물을 넣어 숭늉을 만들어준다.
즉석 솥밥의 맛은 이름에 걸맞지 않게 조금 질게 되어서 차라리 공기밥이 더 나았던 것 같다.
차돌된장은 이름처럼 차돌이 들어간 된장찌개였고 맛은 특별할 것 없이 무난한 맛이었다. 차돌의 기름진 맛이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더 칼칼하게 해도 좋았을 것 같다.
아래 사진은 사전에 만든 숭늉의 완성된 모습이다. 숭늉의 맛은 누구나 다 아는 것처럼 따뜻하고 구수한 맛이었다. 개인적으로 누룽지나 숭늉을 그렇게 선호하지는 않지만 덕분에 한 끼의 마무리를 잘한 것 같다.
가끔 다른 식당에서 이베리코를 먹었을 때 별로인 집도 꽤 있었는데 배꼽집의 이베리코는 정말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이베리코 외에 돼지갈비인 참갈비도 돼지갈비집들 중에서 상위권에 랭크할만한 맛이었고 냉면 수요가 증가된 시기의 평양냉면도 꽤 훌륭하다. 고기가 땡길 때 기회 되시면 한번 방문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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