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식/맛집

일산 평양냉면 맛집 '능라도' 일산점

원래 냉면은 겨울 음식이라고 한다. 면의 원료인 감자와 메밀, 시원한 육수 같은 것들이 겨울에 최적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무튼 이런 냉면의 기원과 상관없이 평양냉면이 땡겨서 오랜만에 평양냉면 맛집의 조상과 같은 의정부 '평양면옥'을 방문했으나 하필 방문한 날이 쉬는 날이었다. 의정부 평양면옥을 가실 분들은 화요일은 피하시길 바란다.


그리하여 능라도 일산점을 방문하게 되었다. 위치는 일산 원마운트에 있다. (능라도도 내가 즐겨 찾는 평양냉면집 중 하나이다.)

냉면만 먹으면 아쉬우니 제육, 접시만두, 녹두지짐이, 평양냉면으로 주문을 하였다.


제육이 나왔다. 평양냉면 집을 많이 안다녀 보신 분들은 제육이 빨간 제육볶음으로 오해하실 수도 있다. 보통 평양냉면 집에서는 돼지고기 수육을 '제육', 소고기 수육을 '수육'이라고 칭한다.

이 집 제육은 일단 껍질, 비계, 살코기의 비율이 괜찮았고, 차갑게 나온 것이 특징이다. 요즘은 따뜻하게 나오는 집들이 많아서 처음에는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차가운 제육도 나름의 매력이 있다. 그리고 이 집의 새우젓 또한 육젓을 사용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알차고 맛있었다. 그래서 제육에 쌈장 대신 새우젓과 마늘을 피처링하여 먹으면 굉장히 조화롭고 맛있다.


능라도의 접시만두 또한 일품이다. 이북식 만두 특유의 슴슴함과 담백함이 느껴지면서 숙주의 식감이 살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녹두지짐이라고 칭하는 녹두전 맛은 보통의 녹두전보다 조금 수분감이 있어 부드러운 맛과 녹두의 고소한 맛이 좋았지만 신김치의 산미가 이 조화에서는 불청객처럼 느껴져서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도 나쁘지 않게 맛있게 잘 먹었다.


드디어 평양냉면이다. 판교 능라도와 달리 일산점 평양냉면의 특징 중 하나는 계란 지단이 고명으로 올라간다는 것이다. 같은 능라도라도 지점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는 것 같다. 계란 지단 고명은 봉피양 이후로 두 번째이다.

이 집 육수 맛은 내가 평양냉면을 많이 먹어봐서 그런지 간이 꽤 느껴진다. 그래서 평양냉면 초보자들도 한번 도전해볼만하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육수의 육향과 메밀의 구수함, 메밀면의 거칠고 툭툭 끊기는 식감의 조화가 훌륭하여 폭풍 흡입하였다.


이렇게 또 오랜만에 완냉을 하였다.


아무래도 더운 여름에 평양냉면을 많이 먹게 되는데, 이렇게 추운 겨울에 먹는 냉면 맛도 아주 훌륭했다. 겨울에도 종종 평양냉면을 먹어야 할 것 같다.